주말 아침, 산책하며 마실 커피를 테이크 아웃했다. 커피를 받고 홀더를 끼우려고 하는데, 홀더에 매직으로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라는 문구가 손글씨인 듯 아닌 듯 적혀있었다. 다른 홀더에 적혀 있는 문구와 비교했다. 손글씨였다. 모든 홀더의 문구가 미묘하게 달랐기 때문이다. 깜짝 놀랐다. 모든 홀더에 문구가 적혀있었기 때문에 상당한 정성이라고 생각했다.

“와~ 이거 봐 이걸 하나 하나 다 적었나 봐. 너무 감동이다~”라고 말하는 나에게 같이 있던 친구는 이렇게 말했다. “저걸 하나 하나 적은 알바생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알바생이 스스로 원해서는 아닐테고..”

분위기가 경건해지다 못해 싸해졌다. 한 사건을 바라보는 너무나도 다른 여러 가지의 시각이 있다는게 흥미롭다. 다만, 사장님의 강요에 못 이겨 알바생이 눈물을 머금고 하나 하나 적었든간에 그 의도는 고객에게 기분 좋은 감동을 주기 위함이었을텐데… 누군가에게는 감동이 아닌 안쓰러움의 감정을 남겼다. 이렇게 의사표현이라는 것이, 의도라는 것이, 그 표현을 하는 사람이 생각한 그대로 전달되는 경우가 흔치 않다.

모처럼 표현한 사람의 의도대로 반응해서 감동하고 있었는데 옆에 있던 친구로 인해 아픈 손을 부여 잡고 같은 문구를 무한 반복으로 써내려가고 있는 알바생의 감정에 이입되어 감동이 무너져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