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에 미치지 못하는 표현

표현에 관해 부쩍 많이 고민한다. 표현을 하는 것이 좋을지, 하는 것이 오히려 독이 되진 않을지, 한다면 어느 정도로/어떻게 해야 좋을지 등.

내가 꼽은 Ted 명강의 중 하나인 Celeste Headlee의 “10 ways to have a better conversation”에 의하면, 좋은 대화를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듣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듣는 것보다 말하기를 더 좋아한다. 나도 말하기를 좋아한다.

요즘 자주, 대화를 위한 대화가 아니라, 표현하기 위한 대화를 하는 나를 발견한다. 좀 더 삐뚤게 말하면, 내가 얼마나 훌륭한 사람인지, 내가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고 있는지, 내가 얼마나 많은 것을 가졌는지, 내가 얼마나 당신을 이해하고 있는지 등을 상대가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대화를 빙자해서 젠틀하게 떠벌리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표현하려는 본능은, 상대와의 진정성 있는 대화를 방해한다.

누군가와 대화한 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충분히 경청하지 못하고 과하게 표현하려는 욕심이 앞섰다는 후회를 한 적이 꽤 있다. 상대의 말에 온 신경을 세워 귀 기울이고 진심을 다해 마음으로 그 문제를 공유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후회다. 이해하고 공감하는 마음을 “표현”하기 전에, 진짜 마음으로 이해하고 공감했어야 하는데, 위안이 되고 싶다는 생각만 앞서 반쪽짜리 이해과 공감을 온전한 것처럼 표현하려고만 했다.

내 진심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정도의 표현만 담백하게 하려고 노력하는데, 오랜 습관이 무섭다고, 참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