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잠을 거의 자지 못해, 컨디션이 난조였다. 야간 테니스는 꽤 무리일 것 같았지만, 쪼매 털고 싶은 감정이 있어 무리를 해봤다. 테니스를 치던 중 막바지에 경쾌한 “탕~” 소리와 함께 줄이 끊어졌다. 기분 좋은 소리였고, 뭔가 털어냈다는 신호처럼 (내맘대로) 느껴졌다.

내가 참 좋아하는 Yoon 선생님께 코트로 오는 길에 했던 고민을 이야기했더니, “자신을 스스로 기분 좋게 만드는 것도, 능력이다.” 라셨다. 의미심장했다. 1년 6개월 전 쯤, 나는 털어버려야 할 것을 털지 못하고 쌓아두다 테니스를 치던 중 감정이 터져, 같은 코트의 바닥에 무릎을 꿇고 엉엉 소리내어 운 적이 있다. 나는 그 때 내 옆에 계셨던 Yoon 선생님의 도움이 필요한 상태였다. 적어도 그 때보다는 ‘스스로 기분 좋게 만드는 능력’이 내게 생겼나보다. 이제는 마음 같지 않은 일이 생겨도, 누군가의 도움 없이 스스로 무덤덤하게 해결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걸보니.

하지만 한편, 누군가의 도움이 점점 필요하지 않게 되는 것이 씁쓸하다. 투덜투덜하면서도 어깨를 내주고, 애써 괜찮은 척 새침하게 기대고, 그렇게 그렇게 지내는 건데. 주는 도움이든 청하는 도움이든 마음 밖으로 꺼내는 것에 점점 신중해 진다.

그나저나, Yoon 선생님께서 페더러 스따일로 줄을 매어주신다고 라켓을 들고 가셨는데, 줄 바꾸고 완전 페더러 되면 우짜지?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