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인의 자서전 출간 소식에, “무슨 의도에서?” 라거나, 심지어 “직접 쓰긴 했을까?” 라고 생각하는 것이 비정상은 아니라 생각한다. 실제로 책 출간을 핑계로 여기저기 출판회 등을 열며 새 정치 행보의 발판으로 삼는 모습이 낯설지 않고, 유명인의 책이 대필된 사실이 들통나 논란이 된 적도 꽤 있기 때문이다.

미셸 오바마의 자서전이 출간된다는 소식이 세간에 알려지고부터, 차기 대선후보가 되기 위한 발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미국의 퍼스트레이디도, ‘전과자 출신 무일푼 막노동꾼’도, 순수하게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타인에게 들려주고 싶을 수 있기 때문이다. 소통하고자 하는 것은 본능이고, 누구에게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는 각자가 선택할 문제니까. 그래서 특별한 의도 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담아낸 것이라 믿고, 의심 없이 읽었다 (이은대씨가 자신을 ‘전과자 출신 무일푼 막노동꾼’이라 소개하며 글쓰기를 예찬하는 내용을 쓴 책 [» 내가 글을 쓰는 이유]).

미셸 오바마는 책 속에서 “내가 무슨 일을 하기로 선택하든, 사람들 중 일부는 필연적으로 실망시킬 게 분명했다. 내 모든 행동과 표정은 수 많은 방식으로 다양하게 해석될 터였다.“라고 말한다. 내 해석에 의하면 ‘사람들은 어차피 지들 생각하고 싶은대로 생각한다’는 말 같다. 긴 시간 동안 상상하기 힘든 정도의 주목을 받으며, 별 뜻 없이 또는 선의로 한 일에 붙는 얼토당토 않은 비판에 통달한 느낌이었다. 당연히 자서전 출간에 대한 비판을 예상하지 않았을 리 없다.

이 책에는 미셸 오바마의 (1) 두 딸을 둔 워킹맘으로서, (2) 거대 정치인의 아내로서, (3) 최초의 흑인 퍼스트레이디로서의 삶이 담겨 있다. 미디어를 통해 보이는 화려한 모습 뒤의 인간적인 삶과 아름다운 노력이다. 미셸 오바마는 퍼스트레이디 시절의 자신을 “물밑에서 쉴 새 없이 다리를 젓고 있는 백조“라 표현하는데, 마음으로 와 닿았다.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것은 굉장히 힘든 일 같다. 한 사람의 말과 행동이 거대한 것을 대표하거나 상징적인 의미를 갖게 될 경우는 더욱 그렇다. 국가를 대표하고 손 끝 움직임 하나에도 상징적인 의미가 부여되는 것은, 개인이라는 작은 존재에 얹어지는 너무나 버거운 짐으로 보인다. 산처럼 쌓인 봇짐을 맨 당나귀처럼. 그런 시간을 보낸 것이 참 대단하다.

미셸 오바마는, 버락 오바마를 차기 대선후보 물망에 올려주었을 뿐만 아니라 벼락 스타로 만들어준, 2004년 민주당 전당대회 기조연설을 보면서 이렇게 생각했다고 한다. “그 순간에 나는 그가 어쩌면 정치를 그만두고 나와 아이들하고만 머물 수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를 접었다.”

17분 짜리 연설이 도대체 어땠길래 궁금해 찾아 봤다. 세상에. 버락을 벼락 스타로 만들고도 한참 남을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