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리쉬 카밤

새로운 곳에서 일한지 세 달이 되어간다. 눈이 그렇게나 뻑뻑해도 손만 뻗으면 닿는 인공눈물 한 번 넣을 여유 없이 하루가 끝난다. 나만의 색을 잃지 않고 조직에 흡수 되는 것이 쉽지 않다.

적응을 위한 보호색은 필요한 듯 보이나, 변색되고 싶지 않다.
건강한 삶을 살고 싶지만, 동료에게 피해 주고 싶지 않다.
그래도 이렇게 지내다간 단명할 것 같다. 주인을 잘못만나 지나치게 고생하는 내 육체에게 미안하다.

집 앞에 “아이리쉬 카밤”을 파는 멋진 곳이 있다. 광화문에 놀러온 친구를 데려가면 십중팔구 아이리쉬 카밤에 매료된다. 기네스에 위스키와 달달한 베일리스를 넣어 원샷하는, 폭탄주에 가까운 칵테일이다.

쓰디쓴 위스키를 지나 달콤한 베일리스로 끝나는 이 아이리쉬 카밤 같을거라 위안을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