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의 무산담 반도에 다녀왔다.

오만은, UAE의 동부 연안에 의해 본토와 무산담 반도, 둘로 나뉘어 있는 비연속국이다. 무산담 반도는 이란에서 50km 떨어져 있는데, 나무위키에 따르면 “이 정도 거리면 정말 농담아니고 하루 정도만에 헤엄쳐서도 갈 수 있다.” 그래서인지,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이란으로부터 밀무역선이 자주 오가고, 이란에 우호적인 무산담 반도 사람들은 이를 모른척해준단다.

두바이에서부터 아부다비로 가는 길의 반대 반향으로 해안을 따라 쭉 따라가면, UAE의 라샬카이마가 나오고, 더 따라가면 오만의 무산담 반도로 가기 위한 국경이 나온다. 섬나라에서 태어나 승용차를 타고 국경을 지나는 이색적인 경험을 했다. 오락실에서 하우데를 할 때나 썼을 법한 장총을 든 군인들은 흙색 군복을 입고 내 신원을 조회하고, 내 차의 트렁크도 수색한다. 내 트렁크에는 마약도 없고, 시체도 없는데다 나는 잘못한 것 없는 선량한 시민인데도 오줌을 쌀 듯 무섭다.

무산담 반도에 들어서면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지는데, 그 광경은 비포장 도로를 따라 숙소까지 운전하는 동안 끊임이 없다. 무산담 반도는 그 자체가 돌산이다. 크기는 분명 산인데, 풀도, 꽃도, 나무도, 심지어 흙도 없는 그냥 돌이다. 오만 사람이 돌 많다고 한국에 소문난 제주도에 가면 코로 방구를 낄 것 같다.

무산담 반도의 돌산은 오피올라이트다. (지구과학 시간에 배운) 판의 수렴에 의해서 해양 지각과 그 하부에 있던 맨틀의 일부가 밀려 올라와, 해양 지각의 일부분이 수면 위로 올라와 드러나 있는 것이다. 즉, 과거에는 수면 아래에 놓여 있던 해양 지각이 물 위로 솟구쳐 올라와 산이 되어버린 것이다. 무산담 반도는 오랜 시간 동안 고립되어 있었던 만큼 자연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어, 오만의 오피올라이트는 세계적으로도 유명할 만큼 잘 보존되어 있다고 한다.

수영해서 이란까지도 갈 수 있다는 호르무즈 해협으로 갔다. 배 하나를 빌리면 내 일행만 탄다. 더  탈 사람을 찾을라야 찾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나무로 되었지만 우리만 타기에 아까우리만큼 큰 배는 바다를 떠다니다 곧 난파될 것 같이 삐걱거린다. 수영을 배워두길 잘했다. 육지에서 떠나 1시간 30분 가량을 바다로 나갔다. 다행히 아직은 난파되지 않았다. 물 쪽에서 퓨후~하는 소리가 들린다. 돌고래가 수면 위로 올라와 숨쉬는 소리다. 선장 아저씨는 배로 돌고래치기(양치기와 비슷)하는 능력을 가졌다. 배를 팽그르르 돌리다가 박수를 짝짝짝 치면서 세게 모터를 부왕~ 돌리니, 배 주변으로 엄청나게 많은 돌고래가 쫓아온다. 선장 아저씨는 돌고래와 소통하는 방법을 터득했구나.

스노쿨링을 하다 수면 위로 올라와 보니, 잔잔한 수면 위에서 검은 오리들이 목을 빼고 나처럼 놀고 있다. 내가 이 정도로 물을 휘젓고 다니면 도망갈 법도 한데, 우리나라 닭둘기와 달리 꼼짝도 하지 않는다. 이 바다에 대한 주인의식이 굉장히 투철한 것 같다.

5시간 가량을 해협을 돌아다녔다. 멈추고 싶으면 멈추고, 가고 싶으면 갔다. 그 시간 동안 내가 탄 배 외에, 사람이 만든 것은 단 하나도 보지 못했고, 내 일행과 이 배의 선장님 외 ‘사람’은 단 한 명도 보지 못했다. 그야 말로 자연 속에 나만 있었다. 검은 오리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있을 법도 하다. 사람의 흔적이라곤 없으니, 그들에게는 내 존재가 인간 세계에 있어서는 안되는 모스끼토 같았을 것이다. 분명, 빨대같은 것 하나 문 채 물을 휘적휘적거리고 다니는 날 보고 “점마 뭐꼬?” 했을거다.

자연은 물 속에 있던 해양 지각이 땅을 박차고 올라와 산이 되고, 돌고래와 검은 오리가 새끼를 낳고 또 그 새끼가 새끼를 낳고 또 그 새끼의 새끼가 새끼를 낳는 모든 역사를 담고 있다.  지구는 46억 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고 한다. “46억 년 아니야~ 47억 년이야~” 하기 위해서는 1억 년이 필요하다. 위대한 자연 속에, 사람은 보잘 것 없이 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