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증

지난 목요일에 행정법원에 재판이 있었다. 근로자에 대한 전보처분의 정당성 여부가 문제된 사안의 세 번째 변론기일이었고, 3명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루어졌다.

법정에 서는 증인은, 예외 없이 선서를 한다. 사실만을 말하며 거짓 증언을 할 경우 위증의 처벌을 받겠다는 내용의 선서다. 상대방 측 증인 A에 대한 신문을 먼저 했다. A 증인은, 약 5분 전에 법정 내 엄숙한 분위기에서 선서를 하고도, 망설임 없이 거짓말을 했다. 나는 이 사건에 관하여 법원에 제출한 모든 자료의 초안을 직접 준비했고, 객관적인 사실관계를 상세하게 알고 있기에, A 증인의 증언은 명백하게 거짓임을 알았다.

A 증인의 증언이 거짓이라는 점은, 그 다음 증인인 B, C의 보다 더 구체적인 증언으로 탄로 났다. 그것이 아니더라도 거짓임을 쉽게 알 수 있는 얕은 속임수였다. 그 이후로도 재판은 2시간 가량 더 진행됐고, 확인되어야 할 여러 이슈들이 산재해있을 뿐만 아니라 워낙 속전속결로 진행되어, A 증인이 거짓 증언을 했다는 점은 나를 포함한 법정 내에 있는 모든 사람의 기억 속에서 잊혀졌다. 한 사람, 거짓 증언을 한 본인, A 증인만 빼고.

재판이 끝나고, 긴장되어 있던 어깨를 긴 한숨과 함께 바닥으로 떨어뜨리며 주변을 둘러보는데, 방청석에 앉아있는 A 증인이 눈에 들어왔다. 양 팔꿈치를 무릎에 올려 두 손을 모으고, 두 손 위에 이마를 대고 있었다. 언뜻 떠올려보니, A 증인은 같은 자세를 꽤 긴 시간 동안 바꾸지 않았다. A 증인은 거짓 증언을 한 데 대한 벌을 상당한 시간 동안 받게 될 것이다. 사람이라면, 처벌의 두려움 또는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 등으로 꽤 긴 시간 동안 고통스러울 것이다.

세상의 이치가 그리 간단하지 않아서, 잘못을 한 사람은 언제든, 어떤 식으로든 벌을 받는다. 누가 굳이 벌을 주지 않더라도 자신이 스스로 벌하는 것이 더 무섭다. 스스로에게 떳떳하지 못한 것은 굉장히 큰 고통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