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피곤하게 만드는 것들에 반응하지 않는 연습 – 구사나기 류슌 (위즈덤하우스, 2016)

심리학 서적이 요즘 인기를 끌고 있어, 나도 몇 가지 읽어봤다. 널리 알려진 기초 서적(미움받을 용기) 부터 시작해서, 단계를 밟아, 대중적인 심리학 서적의 끝판왕(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까지. 그 중에는, “상대가 선물을 주더라도 내가 받지 않으면 선물이 그에게 되돌아간다.”라는 예시를 들며, 내 감정을 상하게 하는 것은 내가 받지 않으면 그만이라는 주장이 있었다.

이론적으로 일부 이해가 됐다. 하지만, 실제로 마음을 그런 식으로 통제하는 것은 쉽지 않다. 세상에는 나를 불쾌하게 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들의 무례하고 비상식적인 언행에 매번 감정이 동요된다. 혼자 남겨져 분을 삼키지 못해 씩씩거리며 에너지를 소진하기 일쑤다. 이 책을 선물 받고, 제목을 가만히 들여다보니, 내가 실패하고 있었던 ‘외부적인 것들에 반응하지 않는 법’에 관한 마스터 서적이 아닐까 싶었다. 피곤한 상태에서 읽고 싶지 않아 아껴두었다가, 어린이날&어버이날 맞이 휴가 기간에 챙겨들었다.

이 책은 내게 판단하지 말라는 메세지를 남겼다. 판단하지 않고 바라보는 법이다. 누군가 또는 나 자신이 옳고 그른지, 선한지 악한지, 어떤 의도에서 저런 언행을 하는지, 판단하지 않고 눈에 보이고 들리는 대로 받아들이는 것. 인간이란, 애초에 처한 상황이나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서 자신의 생각과 경험에 갇혀 진실과 진심의 일부 밖에 보지 못한다고 했다. 그럼에도 모든 것을 이해했다는 착각과 망상에 빠져 자신의 판단이 옳다고 믿는다.

그러고보니 우리는 판단이라는 것이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 종종 깨닫는다. 예를 들면, 사소한 일로 미워했던 사람의 별 것 아닌 호의 또는 선물에 그에 대한 생각이 180도 달라지는 경우, 내 모든 걸 다 줄 듯 사랑했던 사람의 사소한 행동에 정나미가 뚝 떨어져 보기도 싫은 경우 등이 그럴 것이다. 내가 옳다고 믿었던 내 판단을 스스로 너무나도 쉽게 번복한다. 어떻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그래서 이 책의 메세지에 따라 판단하지 않는 법을 연습하고 있다. 누군가 내게 불쾌한 언행을 해도, “점마 와 저라노?” 하지 않고, 그러려니 하는 법. 내게 가혹한 일이 생기더라도 , “모꼬 이거? 왜 하필 내고?” 하지 않고, 그럴수도 있겠거니 하는 법. 판단하지 않으면 생각할 거리가 줄어들어 에너지 소진도 덜해서 좋다. 읽을 때는 참 쉬울 것 같은데, 역시나 실천하는 것이 쉽지 않다. 매번 “모꼬 이거?” 하고 있으니.. 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