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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에 미치지 못하는 표현

표현에 관해 부쩍 많이 고민한다. 표현을 하는 것이 좋을지, 하는 것이 오히려 독이 되진 않을지, 한다면 어느 정도로/어떻게 해야 좋을지 등. 내가 꼽은 Ted 명강의 중 하나인 Celeste Headlee의 “10 ways to have a better conversation”에 의하면, 좋은 대화를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듣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듣는 것보다 말하기를 더 좋아한다. 나도 말하기를 좋아한다. 요즘 자주, 대화를 위한 대화가 아니라, […]

일의 기쁨과 슬픔 – 알랭드보통 (여레, 2009)

이 책의 가장 앞 장은, 알랭드보통이 한국 독자들에게 쓴 편지다. 그는 화성인이 지구에 찾아와 지구인을 이해할 요량으로 문학 작품들을 쭉 읽어본다면 아마도 지구인 모두가 사랑에 빠지고, 가족과 싸우고, 이따금씩 서로를 죽이며 모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특별한 인상을 받고 지구를 떠날 것이라고 했다. 우리가 정작 아주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일”인데, “일을 표현한 문학”을 좀처럼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나무위키에 따른 […]

인체재활용 – 메리로치 (세계사, 2010)

오래 전에 부검에 참관한 적이 있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시체를 본, 처음이자 (지금까지의) 마지막 경험이었다. 부검 대상은 전날 새벽에 자택에서 돌연사한 30대 후반의 건장한 남성이었다. 남성은 사망하기 몇 시간 전, 첫째 아이를 임신한 아내와 부부 싸움을 했다. 아내가 바퀴벌레를 발견하고 남편에게 잡아달라고 부탁했지만, 그가 부탁을 들어주지 않자 언쟁으로 번져 부부 싸움을 하게 된 것이다. 아내는 안 방으로, 남성은 컴퓨터가 있는 […]

비커밍 – 미셸 오바마 (웅진지식하우스, 2018)

유명인의 자서전 출간 소식에, “무슨 의도에서?” 라거나, 심지어 “직접 쓰긴 했을까?” 라고 생각하는 것이 비정상은 아니라 생각한다. 실제로 책 출간을 핑계로 여기저기 출판회 등을 열며 새 정치 행보의 발판으로 삼는 모습이 낯설지 않고, 유명인의 책이 대필된 사실이 들통나 논란이 된 적도 꽤 있기 때문이다. 미셸 오바마의 자서전이 출간된다는 소식이 세간에 알려지고부터, 차기 대선후보가 되기 위한 발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

개인주의자 선언 – 문유석 (문학동네, 2015)

Yang의 추천으로 이 책을 손에 쥔 후 닷새 만에 독파. 이 책의 프롤로그의 표제는 “인간 혐오”다. 아마 2년 전의 내가 이 책을 읽었더라면, 지금의 나처럼 미간을 쫙 수축하고 “후..” 하며 격한 공감을 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최근에야 나는 나 자신과 인간에 대한 깊은 고민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나는 그 동안 여러사람들과 쉽게 어울리는 ‘능력’을 가진 모나지 않은 사람인 ‘척’하고 살았다. 사회가 […]

여덟 단어 – 박웅현 (북하우스, 2013)

다음은, 여덟 단어에서 소개하는 <보왕삼매론>이다. 몸에 병이 없기를 바라지 마라. 세상살이에 곤란함이 없기를 바라지 마라. 공부하는 데 마음에 장애가 없기를 바라지 마라. 수행하는 데 마가 없기를 바라지 마라. 일을 꾀하되 쉽게 되기를 마라지 마라. 친구를 사귀되 내가 이롭기를 바라지 마라.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주기를 바라지 마라. 공덕을 베풀려면 과보를 바라지 마라. 이익을 분에 넘치게 바라지 마라. 억울함을 당해서 밝히려고 하지 […]

교보 손글씨 대회

올 해도 어김없이 교보 손글씨 대회가 열렸다. 지금 응모기간이다. 손글을 쓸 일이 많이 줄었다. 엄지로 글을 쓰는 세상이 되면서 생각을 문자화하는데 너무 찰나의 시간만 주어진다. 연필로 한 자, 한 자, 꾹꾹 눌러 쓰는 그 시간 동안 생각과 표현을 반듯하게 가다듬어 써도 부족한 것이 글인데 말이다. 하루종일 키보드로 소통하는 요즘인지라, 가끔 서툴게 깎은 투박한 연필로 완성했던 글을 보면, 키보드로 투닥투닥 쓴 이메일 […]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 무라카미 하루키 (문학사상, 2009)

나는 하루키의 (소설보다) 수필을 아주 좋아한다. 글이 어쩜 그렇게 쫀쫀한지. 번역한 글이 아닌, 원문을 느끼고 싶어, 일어를 배우려고 책까지 두 권 샀을 정도다. 물론 그 책은 여전히 새 책으로 남아 있지만. 이 책은 하루키가 가장 좋아하는 행위(?)인 달리는 것에 관한 그의 수필이다. 하루키는 100km 코스의 울트라 마라톤 (일반 마라톤의 풀코스는 42.195km)을 할 때면, 골 라인의 존재를 잊고 자신을 “달리는 기계”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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